2024년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의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새해가 시작되고 2주가 지났지만, 1월 초의 일정들을 모두 마무리한 지금에서야 비로소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이제 지난 한 해의 회고와 함께, 다가올 한 해에 대한 다짐을 정리해본다.
프로그래밍
2024년, 여러 일들을 거치며 프로그래밍 커리어의 출발을 싸피에서 내딛었다.
모든 일정이 끝난 지금, 과거를 돌아보며 '정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냐'는 질문에 당당히 '그렇다'라고 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해진 것이 있다면, 소프트웨어 프로덕트를 만드는 일에 대한 나의 애정과 이를 배우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다.
싸피를 마무리할 즈음에는, 취업이라는 목표에 너무 몰입되어 내가 이 길을 선택한 본질적인 이유를 잠시 잊기도 했다. 티비에 종종 나오는 그림을 좋아하는 어린 아이가 입시 미술을 접하며 미술이 미워지는 것처럼, 프로그래밍이 취업을 위한 수단에 가까워질수록 나도 비슷한 마음이 들었다.
한동안 마음이 그랬었는데, 싸피의 공식 일정이 끝나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주변의 환경이 바뀌니 내가 손에 잡은 이 행위가 다시 너무도 좋아졌다.
2025년은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통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진하고 성취하고 싶다.
커리어
내 목표는 직장인이 아닌, 그 너머에 있다.
개발자가 연봉을 많이 받더라, 개발자가 비전이 좋더라 등과 같은 직업의 표면적인 이점은 내가 이 길을 택한 이유가 아니다. (물론 싫다는 말은 아니다)
최근 참가한 해커톤에서 들었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넘어, 프로덕트 엔지니어가 되어야 한다는 연사의 말씀이 깊이 와닿았다. 현재는 프론트엔드를 공부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프로덕트 전반을 다각도로 다룰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되고자 했던 나의 목표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프로덕트 엔지니어를 향한 여정의 첫걸음으로서, 좋은 시작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첫 직장 선택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2025년에는 이 고민에 대한 확실한 답을 찾고, 본격적인 커리어의 시작을 알리고 싶다.
해커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해커톤에 다녀왔다. 프로그래머로써의 내 2024년은 이 해커톤까지였다.
싸피에서 크게는 3번, 작게는 그 이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싸피 밖의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었다. 현실적으로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고 싶었었다. 발등 앞에 쏟아진 요구사항들을 능숙하게 쳐내지 못하는 스스로와, 여유롭게 쳐내는 경력자들을 비교하며 아직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
프로젝트 리더로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구현 속도를 높여 전체를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수상도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아쉬움을 통해 또 다른 성장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향적인 성격 탓에 적극적으로 다가가진 못했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개발을 넘어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4시간을 프로젝트에 쏟아부으며 지친 몸과 마음이, 해커톤 종료 후 2시간 만에 미화되는 스스로를 보며 이미 해커톤에 중독되었음을 느꼈다.
다음 해커톤 참가가 머지 않았음을 확신한다.
등산
등산 없이는 못살았는데, 일 년동안 산을 가지 않았다.
시간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매일 책상에 앉아서 화면만 바라보니, 몸이 점점 무거워지고 각종 핑계를 대면서 준비했던 계획도 거부하게 되는 자신을 마주했다.
2025년 새해에도 산을 가기위해 열심히 티켓팅도하고 짐도 싸고 했었는데, 아침잠 앞에 패배했다. 그래도 집 근처 인왕산에라도 올라 새해를 맞이했다. 비록 일출은 놓쳤지만, 이를 계기로 2025년에는 다시 산과 가까워지고 싶다.
아직 사용도 못해본 장비가 가득하다..
해외여행
2024년은 해외를 바라볼 여유도 없었다. 그리고 2025년 새해가 되자마자 세부를 다녀왔다.
해외여행은 일본 이외에 가본 적이 었었는데, 처음으로 필리핀을 다녀오니 장단점이 있었다.
'경기도 세부시'라고 불릴만큼 한국인이 많다고 다들 말했었는데, 한국인보다는 서양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관광을 위한 여행은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해외에서도 한국인이 너무 많으면 여행의 맛이 떨어지는 편인데, 걱정과는 다르게 한국인이 많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다만 심한 호객 행위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곳을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인데, 특히 늦은 시간, 어딜가나 투어, 마사지, 툭툭 등 호객행위가 존재한다. 막탄이라는 장소 자체가 관광객들이 모여 있는 섬이라는 특성도 배재할 수는 없겠으나, 호텔 앞을 산책하기도 힘들만큼 호객 행위가 많아서 몸과 마음이 너무 피로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퇴화한 영어 실력을 실감했다. 2025년에는 외국어 공부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가족
7월에 이사를 하며, 결혼에 더욱 가까워졌다.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우리의 집을 합쳤다. 비록 지금 집이 오래 머무를 집은 아닐지라도, 작은 집을 쪼개고 쪼개서 우리의 공간을 이루었다.
2025년에는 우리 앞의 '예비'라는 타이틀을 지우고, 진짜 가족이 되고싶다.